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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부르는 처방

Trouble: 아들과 딸이 운동 부족이에요!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두고 있습니다. 요 몇 달 사이 부쩍 아이들이 살이 쪄서 가만히 살펴보니 두 아이가 종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신체활동이 거의 없다는 걸 알았어요. 주말이면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잠만 잡니다. 공부에 치이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먹는 것에만 신경을 썼는데, 이러다 정말 아동 비만이 될 것 같아요. 태권도 학원을 보내볼까, 함께 헬스장을 다녀볼까 고민이 많네요. 아이들이 따라줄까 걱정도 되고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운동을 시켜야 할까요?


Answer: 온 가족이 함께 밖으로 나가세요!

요즘 어린이들 비만 문제 정말 심각하죠.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일상, 스마트폰과 TV에 빠져있는 여가시간을 생각하면 운동 부족 증상도 놀라운 일은 아니겠죠. 하지만 억지로 운동을 시킨다고 아이들이 잘 따를까요? 운동을 하라는 말이 스트레스가 되어 폭식이나 비만의 또 다른 원인이 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스스로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주말 캠핑 같은 것 말이에요.

캠핑은 우선 야외활동을 기본으로 하죠.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는 것부터 식사까지 모두 사람이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가족이 함께 캠핑을 떠나 텐트 치기, 쌀 씻기, 설거지 같은 작은 일들을 아이들에게 맡겨 보세요. 소꿉놀이를 하듯 즐겁게 할 겁니다. 더불어 야외 캠핑장 근처에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레저 시설이 많으니 즐겁게 놀면서 아이들의 운동을 유도할 수 있답니다.

유명 캠퍼가 추천하는 캠핑장을 모아 봤어요. 아이들의 게으름을 탓하지 말고 이번 주말 당장 가족이 다 함께 떠나보아요! 캠핑의 맛에 금세 중독될 걸요!


기찻길 옆 강변에서 즐기는 낭만 가득 캠핑,
<충북 충주 ‘천등산 캠핑장’>

동서울 톨게이트를 기준으로 1시간 40분이면 도착하는 ‘천등산 캠핑장’에 다다르면 오른쪽으로 인등산, 왼쪽으로 천등산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집니다. 이 곳은 드라이브의 명소로도 소문이 자자하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충북선 삼탄역이 있는데요, 주변에 상가나 주택이 전혀 없는 독특한 시골 간이역으로, 정차하는 기차는 상행 3번과 하행 3번의 총 6번에 불과합니다. 2000년에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의 배경이기도 한 이 곳, ‘삼탄역’의 바로 앞이 캠핑장이랍니다. 캠핑장과 삼탄역은 도보로 1~2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캠퍼들 사이에서는 국내 유일의 역세권 캠핑장이라 불립니다. 캠핑을 즐기다가 커피 한 잔과 함께 고즈넉한 시골 간이역에서 한가로운 데이트를 즐기거나,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간이역의 추억을 들려 주는 것도 또 하나의 행복이겠죠?

계단식으로 구성된 캠핑장은 일반 싸이트, 숲 속 싸이트, 강변 싸이트로 나뉘어 원하는 취향대로 나만의 캠핑을 즐길 수 있으며 어디든지 아름드리 나무가 빼곡합니다.

캠핑장 아래로 굽이치는 삼탄강은 예전부터 ‘충북의 동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곳으로, 강 건너편은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여 메아리가 울려 퍼집니다. 적당한 수심의 강은 여름철 아이들의 안전한 물놀이 장소로도 제격! 삼탄강은 루어 낚시의 명소기도 해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쏘가리나 누치가 잡히는 곳이랍니다. 어분이나 지렁이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나 아이들도 거부감이 없어 가족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인 것 같습니다.

‘천등산 캠핑장’의 또 다른 매력은 카약에 있습니다. 봄여름에는 카약을, 충주댐의 수위가 오르는 가을엔 카누를 즐기기 좋은 곳이에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카약은 상류 방향 2km 코스의 경우 캠핑장에서 충주댐 최상류까지 이어지는 곳, 1급 청정 지역에서 즐길 수 있답니다. 하류 방향의 500m 코스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인 주산지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랑한답니다. 강을 따라 펼쳐진 철길과 강물의 독특한 어우러짐을 가족과 함께 감상하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데요, 서로 알지 못했던 마음, 평소에 하지 못했던 따뜻한 말을 나누기에 참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카약은 캠핑장 이용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답니다.

좀 더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싶다면 캠핑과 함께 기차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삼탄역에서 하행 10시20분 무궁화호 기차를 이용해 17분이면 제천역에 도착! 온 가족이 제천의 시골 장터 등을 구경하고 다시 열차를 이용해 삼탄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도 자녀들에게는 신선하고 행복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윌의 전통을 찾아 가는 추억 캠핑,
<충북 제천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려 주는 것은 중요하죠? 전통 문화 교육은 국제화 교육의 일환으로, 한국인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외래문화에 대한 비판적 수용 능력을 길러줍니다. 충북 제천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는 이러한 우리 문화를 캠핑과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IC를 빠져나와 10여 분을 달리면 36번 국도에 오릅니다. 국내 최대의 다목적 댐인 충주호를 따라 이어지는 국도는 명성에 걸맞은 수려한 경치가 일품으로,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딱인 길이지요. 시원한 충주호반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월악산국립공원 자락으로, 이 곳에 ‘한국전통문화체험학교’가 있습니다. 1998년 ‘월악민속놀이학교’로 개교한 곳으로 전통 승마를 비롯한 100여 가지 전통 문화 체험 행사를 통해 청소년 문화 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충북교육청으로부터 문화학교로 지정 받은 곳이랍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옛 시골 학교의 정취가 가득 밀려듭니다. 본관은 청소년 단체 수련 시설로 사용되고 있고, 다목적 강당과 함께 대규모 구내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운동장 한쪽의 커다란 느티나무에 걸린 기다란 동아줄 그네를 신나게 타네요. 어머니 품속 같은 그늘에 가지런히 놓인 나무 의자는 한여름의 넉넉한 쉼터랍니다.^^

운동장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족히 수백 년은 되었을 법한 느티나무 군락 사이로 월악산 계곡이 청량합니다. 적당한 수심과 고른 바닥으로 가족이 다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은데요, 나무 그늘에 의자 하나 펼쳐 두면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 계곡 바로 옆에는 올해 6월 개장한 오토캠핑장이 있습니다. 밥만 먹고 잠만 자는 캠핑이 아니라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위해 만들어진 이 캠핑장은 30여 동의 텐트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랍니다.

주말 오후 펼쳐지는 전통 문화 체험 행사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에게도 인기 만점입니다. 일반적인 승마 프로그램과 달리 우리의 전통 문화에 등장하는 승마의 역사를 이해하고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어요. 이어 체험하는 국궁 또한 양궁과는 다른 특별한 것으로, 우리의 전통적 생활 방식과 문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 주소: 충북 제천시 덕산면 월악산로 4길 10(월악리 556-2)
  • 전화번호: (043)651-2866
  • 홈페이지: http://www.woorii.co.kr/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힐링 캠핑,
<경기 양평 ‘중미산자연휴양림 야영장’>

단언컨대 제대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은 자연휴양림입니다. 잘 관리되고 보존된 숲의 울창함이 여타의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을뿐더러 이용 요금 또한 저렴하기 때문인데요, 이 가운데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다른 경기권 휴양림들과 마찬가지로 서울 근교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에 많은 관광지가 있어 캠핑족의 사랑을 받습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천혜의 자연환경, 그리고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위치가 매력이랍니다.

1991년에 개장한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7개의 객실과 64개의 야영 데크를 갖추고 있습니다. 1일 최대 1,000명까지 입장 가능한 대규모 시설을 자랑하지요. 양평군 옥천면에서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농다치 고갯길 정상까지 오르면 울창한 숲과 남한강이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에서 서쪽으로 1.4 km정도 내려오면 휴양림 매표소가 나온답니다.

휴양림에는 다양한 크기의 통나무집이 자연과 어우러져 있으며 중심부에 산책로가 있어 삼림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입구는 제1매표소와 제2매표소로 나뉘어 있는데요, 제1매표소에는 야영 시설이, 제2매표소에는 숙박시설(상록수)과 숲 체험 교실이 있습니다. 일반 야영객은 제1매표소를, 숲 체험 교실에 참가하거나 가족의 산책을 위한 ‘태교의 숲’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2매표소로 진입해야 합니다.

자녀와 함께 중미산 자연휴양림을 찾는다면 다 함께 ‘숲 체험 교실’에 반드시 참가해 보세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무료로 진행되는 숲 해설은 2매표소 지역에서 진행됩니다. 야영장이 자리한 1매표소에서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조금 먼 거리로, 차량으로 3~4분 걸린답니다. 오감을 채울 수 있는 유익한 숲 해설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1.2 km에 달하는 산책로에서 진행되며 숲 해설 전문가가 함께합니다. 야영장에 입장할 때 미리 예약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답니다.

중미산 알기, 숲으로 들어가기, 숲의 여러 가지 공익적 기능 및 가치 알기, 숲과 하나 되기, 계곡 생태계(수서 곤충 및 특성), 삼림욕과 건강, 들어가기 전의 숲과 나와서의 숲 등 내용도 알차게 꾸며져 있는데요, 자녀와 부모가 함께 숲을 걸으며 전문적인 해설로 접하는 자연은 캠핑에서 맛보는 색다른 경험이겠죠? 아울러, 숲 해설 산책로와 함께 마련된 ‘태교의 숲’은 굳이 임신부가 아니어도 온 가족이 자연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답니다.

자연휴양림만이 갖는 풍부한 숲, 보존된 자연은 그 어떤 사설 캠핑장에서도 느낄 수 없는 소중함인 것 같습니다. 다만 예약이 쉽지 않고 대다수 시설이 오래돼 넓은 데크나 온수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가급적 장비를 최소화해 가벼운 마음으로 찾는 것이 좋겠죠?^^


강대현 / 캠핑 칼럼니스트

동원그룹 BLOG ‘캠핑’ 컨텐츠의 필진으로, 네이버 캠핑 파워 블로그 '차칸늑대의 마주 보는 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시사저널, 산림청 매거진 숲, 다음 자동차, SK 엔크린닷컴, 비타민하우스 등에 캠핑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국제 캠핑 페어, 코리아 아웃도어쇼, 현대자동차,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초보자를 위한 캠핑 입문 가이드'를 강연하고 있다. SBS-TV '현장 21', EBS '생활의 비법' 등에 출연하였으며, TBS-FM '정연주의 주말이 좋다'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방송 활동도 활발하다. 저서로는 '올 어바웃 캠핑(도서출판 그리고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