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uble: 가족들이 제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온대요
베트남에서 직장생활을 한지 1년이 좀 넘었습니다. 낯선 나라로 와서 직장과 업무에 적응하느라 1년이 금세 지나갔네요. 이번에 가족들이 제 얼굴도 볼 겸 베트남으로 여행을 온다는데, 제가 이곳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어서 주변 관광지도 한 번 가보지 못했어요. 멀리까지 절 보러 오는 가족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고 싶은데, 어딜 데려가면 좋을까요?
Answer: 가족과 함께 베트남 한 바퀴!
전통적인 모습과 함께 현대적인 모습을 두루 갖춘 매력 만점의 나라, 베트남에서 일하는 분이군요! 동원그룹의 포장재 계열사 ‘동원시스템즈’의 해외지사가 있는 곳이라서 이번 고민이 더욱 반갑네요. 베트남은 근래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산업국가이면서, 볼거리도 먹을거리도 넘쳐나는 동남아 대표 관광국가이기도 한데요.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 좋은 하노이, 호치민, 그리고 다낭의 매력을 콕콕 집어 드릴게요!
역사와 문화의 도시, 하노이
베트남의 수도이며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노이. 많은 사람이 호치민을 수도로 알고 있는데요. 엄연히 수도는 하노이가 맞습니다. 하노이는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란 뜻으로 1831년 구엔 왕조부터 불리었으며, 1945년 베트남의 공식 수도가 되었습니다. 1,0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도시로 다양한 유적지가 많아 한국 관광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곳이죠.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이자 아름다운 호수로 손꼽히는 서호(西湖). 이곳의 남쪽에는 유서 깊은 사원 진무관과 진국사가 있습니다. 11세기 건립된 도교 사원인 진무관은 북방의 적을 토벌해 나라를 수호했다는 현천진무의 동상이 있는데요. 베트남에서 큰 크기를 자랑한답니다.
유유히 낮에 산책해도 좋고 일몰 시간에 걸어도 아름다운 호수, 서호. 길을 따라 걷다보면 베트남 현지인들의 생활 상을 면밀히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호수의 도시로 일컬어지고 있는 하노이. 그렇다 보니 시내에 크고 작은 호수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도시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호수인, 호안끼엠 호수(還劍)! ‘환검’이라는 뜻을 가진 호안끼엠은 전설이 하나 있는데요. 15세기 여 왕조를 세운 레로이는 호수의 거북이에게 받은 검으로 명나라를 무찔러 승리하게 됩니다. 이후 다시 호수를 찾아 검을 돌려주었다 하여 환검의 의미를 지닌 베트남어 ‘호안끼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답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선 거북이가 성스러운 동물로 여겨지며 호수 중앙 동상에서도 거북이를 만날 수 있지요.
호수 주변을 따라 수상 인형극뿐 아니라 박물관, 대성당 등이 자리 잡고 있고 배낭 여행자들의 거리처럼 활기가 넘치는 상가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소소한 베트남의 골목 구경을 원한다면 이곳을 꼭 들러야 한다는 사실! 또 호수 주변을 따라 유서 깊은 전통 가옥을 개조한 카페들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해보는 것도 호안끼엠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호수를 한 바퀴 여유 있게 돌아도 두시간 남짓. 특히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고 호수에서 촬영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요. 석양 지는 노을 아래 호수에서 예쁘게 사진을 남겨본다면 인생 샷을 남길 수 있을 듯합니다.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 호치민(호찌민)
하노이가 역사와 문화의 도시라면, 호치민은 정치와 경제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75년 북베트남이 월남을 통일할 때까지 사이공(Saigon)이라고 불렀으나, 1976년 주변 위성도시와의 병합으로 호치민특별시로 개칭을 하였는데요. 프랑스의 식민지로 역사적인 사적은 거의 없으나 옛 대통령관저와 식물원 등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동양의 파리’라고 불리며 현재 정치,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호치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호치민 노트르담 대성당(Saigon Notre-Dame Cathedral Basilica)입니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 때 건설된 가톨릭 교회로 프랑스에서 가져온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인데요.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의 아름다운 외관과 40m 높이의 첨탑이 우뚝 솟아 있어 호치민에서 가장 이국적인 곳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이른 아침엔 웨딩 촬영하는 사람들로 이색 풍경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곳은1886년부터 1891년에 걸쳐 지어진 베트남에서 가장 큰 우체국, 중앙 우체국(Central Post Office in Ho Chi Minh City)입니다. 프랑스식 외관과 궁전 내부를 보는 듯한 우아한 아치형 천정이 인상 깊은 곳으로 중앙에는 커다란 호치민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요. 양쪽에는 아직도 우편, 전화, 팩스 등 각종 민원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벤탄 시장(Ben Thanh Market)은 호치민 중앙에 위치한 시장으로 1914년 프랑스인들에 의해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온 역사 깊은 곳입니다. 또한 중앙에는 호치민의 상징물처럼 여겨지고 있는 시계탑이 있는데요. 이곳은 각종 의류, 수공예품, 잡화 등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취급하고 있으며, 바로 앞에는 시내버스 터미널이 있어 대중교통의 중심지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떠오르는 휴양지, 다낭
베트남 중부의 최대 상업 및 항구도시인 다낭. 호치민, 하노이, 하이퐁 다음으로 큰 도시인 다낭은 현재 한국인들에게 급부상 중인 핫한 휴양지로 손꼽힙니다. ‘큰 강의 입구’란 의미를 지닌 다낭에는 BBC에서 세계 6대 아름다운 해변으로 선정한 미케 비치가 있기도 하답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들의 휴식처로만 쓰이던 미케 비치(My Khe Beach).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6대 해변’으로 아름다운 백사장이 무려 50km에 달합니다. 동양 최대 길이로 여름엔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들로 붐비는 휴양지로 급부상 중입니다.
그 외 다낭대성당, 용다리도 빼놓을 수 없는 다낭의 볼거리인데요. 미케 비치에서 힐링을 했다면 반나절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 다낭대성당과 용다리를 구경하는 것도 깨알 재미랍니다. 다낭대성당은 다낭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프랑스풍 카톨릭 성당입니다.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를 받던 당시 프랑스계 주민들을 위해 세워진 성당은 다른 건물과 달리 분홍색으로 되어 있어 어디서든 눈에 띄는 게 특징! 평상시에는 닫혀 있지만 일요일 미사시간이 되면 내부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다낭 중심에는 중심지와 외곽을 잇는 거대한 다리가 있는데요. 바로 용다리입니다.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밤이 되면 용의 머리부분과 입에서 불과 물을 뿜어져 나오며 정말 용과 같은 장관을 자아냅니다. 메인 다리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서는 댄스, 라이브 공연, 전시회, 야시장 등이 펼쳐지는데요. 용다리 불쇼, 물쇼와 함께 주변에 즐길거리도 즐기다 보면 베트남에서의 무더위도 잊을 수 있답니다.
다양한 먹거리의 천국, 베트남!
베트남에서는 맛있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쌀국수를 비롯해 짜조, 완탄 등 저렴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정말 많은데요. 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커피 생산국답게 커피 맛도 아주 특별하고, 프랑지 식민지였던 이력만큼이나 빵도 정말 맛있답니다!
먼저 소개해드릴 맛집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카페, 바로 ‘콩카페(Cộng Càphê)’입니다. 커피는 무조건 쓰다라는 생각을 싹~ 버릴 수 있는 달달함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인데요. 코코넛과 우유를 섞어 만든 커피로 베트남의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답니다.
하노이의 유명 관광지마다 지점들이 있으며, 한 번 맛본 사람은 이 매력에 빠져 한국에서도 재료를 구해 만들어 먹을 정도라니~ 하노이까지 왔다면 안 들를 수 없겠죠?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먹거리는 베트남의 전통 커피, 연유 아이스커피(Iced Coffee with Condensed Milk - Ca Phe Sua Da)입니다. 삼색 층을 이룬 원두의 알싸함과 달달한 연유를 고스란히 머금은 커피인데요. 진득한 커피 맛에 처음은 뜨악할지도 모르지만 피로가 쌓인 날, 스트레스 가득인 날 마시면 아드레날린이 급강하듯 분비되는 오묘한 피로회복제처럼 진~한 베트남 커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겁니다. 특히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 베트남 전통 커피를 드셨다면, 커피 좀 마셔봤다 하실 수 있겠죠?
다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세말없이 그냥 드셔야 하는 베트남 쌀국수(퍼 :pho)! 길거리 좌판에 철퍼덕 주저앉아 현지인들 틈에서 먹는 그 맛은 가히 최고인데요. 면을 싫어하는 사람도 1일 3식을 쌀국수로 허기를 채울 정도로 인생국수로 꼽힌답니다! 다양한 면과 고기류에 따라서 국물의 깊이도 다르고요. 또 알싸하게 넣는 향신료도 쌀국수를 더 담백하게 만들어주는데요. 면 종류 따라 고기류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베트남 쌀국수! 맛도 맛이지만, 엄청나게 착한 가격에 한 자리에서 3그릇은 뚝딱 하고 싶어질 겁니다.
베트남에는 우리나라의 식혜와 비슷한 쩨(Che)라는 것이 있습니다. 베트남 학생들의 인기 음료로 단팥, 콩, 쌀 등의 곡식을 넣은 음료인데요. 식혜처럼 달달한 맛을 지니고 있으며, 현지인들은 아침 대용으로 마시기도 해 국민 간식으로 불립니다.
베트남 길거리 생맥주는 비아흐이라 불립니다. 커피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베트남 맥주. 기내에서도 베트남 맥주를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베트남도 각지를 대표하는 맥주들이 있는데요. 비아사이공, 비아하노이가 가장 유명하며, 333(바바바)이라 적힌 맥주는 베트남 전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이공이란 호치민 시의 옛 이름을 말하는데요. 베트남의 다양한 곳을 여행할 예정이라면 꼭 그 고장의 맥주를 시음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베트남에서 즐길 수 있는 게 정말 많죠? 추천해드린 도시의 곳곳을 누비면서 베트남의 매력에 온가족이 퐁당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지난 1년간 고생하신 사연자 분도 가족과의 여행을 통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버리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