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봄꽃 명소 처방

Trouble: 퇴직하신 엄마가 우울해하세요

엄마가 30년 넘게 일한 직장에서 정년퇴임을 하셨어요. 이제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 안 해도 되고, 야근으로 피곤할 일도 없으니 마냥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 직장을 관두시니 우울해하시는 것 같아요. 엄마의 우울함을 달래줄 방법, 뭐가 있을까요?


Answer: 엄마와 손잡고 꽃구경 가세요!

어머님의 정년퇴임을 축하 드립니다. 정든 직장을 떠나는 만큼 퇴직 후 우울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오랜 직장생활로 인해 지친 몸을 바로 잡아줄 운동이나 새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교 모임, 그밖에 취향에 따라 새로운 소일거리를 찾으신다면 퇴직 후 생활에 더욱 빨리 적응하실 수 있을 거예요. 가족들 또한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도움이 되어 주셔야겠죠!

어머님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가보면 어떨까요? 어머님들은 대부분 자연과 꽃을 사랑하잖아요! 마침 꽃이 만발한 봄날이니, 어머님 손잡고 봄꽃 나들이를 나서 보세요. 여행 칼럼니스트 마리아 님이 전국 곳곳의 봄꽃 명소를 추천해주셨답니다!


키작은 야생화의 매력 속으로~ 안산 구봉도

‘봄꽃’ 하면 어떤 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매화, 개나리, 진달래?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겨울을 깨고 기지개를 펴는 꽃은 바로 ‘야생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안산 대부도 구봉도에서는 어여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구봉도는 일몰로도 유명해 평상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인기 스팟인데요. 봄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하나, 둘 피어나는 키 작은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으려 경사진 산언덕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의 종류는 ‘노루귀’ 종류인데요. 마른 나뭇잎 사이에 꽃대가 쑥 올라와 흰솜털이 반짝이는 모습은 가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흰노루귀, 분홍노루귀, 청노루귀 등 무리진 노루귀를 만날 때마다 외칩니다. “심 봤다~”

앞서 말씀 드렸듯 구봉도는 일몰 촬영지로도 유명한데요. 낮에 아름다운 야생화의 매력에 푹 빠진 후, 해질녘 일몰 구경도 함께 한다면 더욱 풍성한 봄꽃 여행이 될 거예요!


도심에서 즐기는 아름다운 옹매화, 서울 봉은사

‘봄꽃’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꽃, 홍매화! 홍매화 소식은 화엄사, 통도사 등 남쪽 지방에서 먼저 들려오곤 하는데요. 서울 도심에서도 그에 못지 않게 인기를 얻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봉은사입니다.

봉은사는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사찰이라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공간인데요. 많은 전각 중에서도 영각 바로 옆 커다란 홍매화는 아름다운 자태에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 잡습니다. 오랜 수령만큼 자잘한 붉은 꽃송이가 여려 보이기까지 하는데요. 분홍 꽃과 푸른 단청이 어우러지는 멋스러움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전각의 기와지붕과 건너편 도심 속 높은 빌딩, 그 사이에 빛을 발하는 홍매화. 셋의 조합은 전혀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묘하게 어우러지며 색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봉은사에서는 매화뿐만 아니라 고고한 수선화, 노오란 산수유 등도 만날 수 있는데요. 봄꽃은 보고 싶은데 시간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라면 가까운 봉은사로 발걸음 해 보세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며 틀날리는 벚꽃 잎이~ 충남 당진천

매년 봄이면 으레 찾게 되는 벚꽃 행사. 하지만 매년 지역별 유명 벚꽃 여행지만 찾아 다니진 않으셨나요? 알고 보면 유명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요. 충남 당진에 위치한 당진천이 바로 그 중 한 곳입니다.

도로변에 길게 이어진 벚꽃 풍경을 보고 있으면 ‘가히 봄이다’ 싶습니다. 이곳에는 산책길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벚꽃뿐만 아니라 알록달록 핀 개나리 진달래 등을 따라 길을 걸으면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답니다.

벚꽃 사이로 흐르는 강물에 거울처럼 비친 꽃빛은 이 길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 주는데요. 어디서든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겠죠?

꽃이 만개했을 때도 예쁘지만 꽃잎이 질 즈음도 정말 아름다운데요. 봄 바람에 눈처럼 꽃잎이 날리기 시작하면 영화 속 한 장면이 그대로 연출 되곤 합니다. 봄꽃 구경하기 늦었다 싶을 때 문득 이 길을 찾아보세요. 한적한 공간에서 봄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황금빛 수선화 보며 봄을 느껴요~ 충남 서산 수선화동산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곳은 서산 유기방가옥에 위치한 수선화동산입니다. 이곳은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의 가옥으로 건축학적 가치를 가진 곳이기도 한데요. 아름다운 건축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이곳의 수선화랍니다.

유기방가옥은 송림으로 우거진 낮은 야산에 둘러싸여 있는데요. 고택 주변으로 연노랑 수선화가 빼곡히 넘실댑니다. 매년 조금씩 규모를 넓히고 있다고 하는데요. 작년보다 더 넓어진 수선화 물결에 제대로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답니다.

이곳의 수선화는 언제 심었냐에 따라 색깔이 다른 것이 특징인데요. 연노랑수선화, 진노랑수선화등 군락을 이뤄 어우러지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태양을 따라 일제히 고개를 꺾고 있어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도 다른데요. 어딜 보아도 꽃밭이니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수선화뿐만 아니라 우직한 소나무숲도 만날 수 있는데요. 노랗게 파랗게 펼쳐져 있는수선화 동산과 소나무숲은 그야말로 여성들의 취향저격! 살랑살랑 봄바람 불 때 여자친구에게 점수를 따고 싶다면 이곳으로 데이트 오는 것도 좋겠죠?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유명한 시 ‘낙화’의 한 구절입니다. 가족을 위해 30년간 달려오신 어머님의 자랑스러운 뒷모습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부디 봄꽃 향 가득한 나들이로 어머님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활짝 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