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16일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 온지 50년 만이다.
김 회장은 가난한 농촌에서 11남매의 맏이로 태어나 숙명처럼 주어졌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다. 선원생활을 하며 파도를 헤치며 수도 없이 사선(死線)을 넘었고 동원을 창업하고 나서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는 젊은 날부터 ‘바다로 나가야 민족의 미래가 있다’는 일념으로 바다로 나아가 원양업계를 선도해온 혁신가였고, 이후 종합식품, 패키징, 물류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한국 경제의 성장에 크게 공헌했다.
그는 ‘성실한 기업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을 창업정신으로 삼아 임직원들에게도 항상 ‘성실함’과 ‘정도(正道)’를 강조했고 기업 비전으로 내세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애써왔다.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세상의 변화가 빨라지고 새 바람이 거세고 불고 있지만, 동원의 잠재력과 협동정신이 발휘되면 극복할 수 있다”며 “회장에서 물러서서 (직원) 여러분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50주년 기념사 전문이다.
바다와 육지에서, 또 현장과 사무실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계실 동원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동원 창립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동원이 창립된 1969년은 인류 최초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디딘 해이기도 하지요. 선진국은 달에 도전할 때에, 동원은 바다 한가운데에 낚시를 드리워 놓고 참치가 물기를 기다리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역사 발전의 gap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낙담하지 않고 열심히 땀 흘리며 힘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동원은 1,2,3차 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6차 산업을 영위하고 있고, 세계로 진출하여 국내외에 2만여 명의 동원 가족이 되었습니다. 실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고 이 모두가 전 ·
현직 동원 가족 여러분들의 땀 흘린 결과라고 생각하기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급격한 변화는 결코 과거를 자랑하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현실은 항상 난관에 쌓여 있고, 미래는 더욱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기업 경영은 언제나 힘든 운동 경기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받고, 또 그것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럴수록 인간은 성장하니까'라고 하는 어느 선각자의 말을 믿고 따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러기에 저와 오래 동행한 사람일수록 힘들고 고생이 많았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칭찬보다 질책을 많이 들으면서도 저와 함께 오래 동행해준 동료들과 동원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동원의 자랑스러운 50년을 만들 수 있도록 바탕이 되어 준 우리나라와 사회에 대해서도 감사드리며, 우리 사회에 더욱더 필요한 동원이 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사랑하는 동원 가족 여러분!
동원의 창업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었고, 오늘의 vision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입니다. 앞으로도 이 다짐을 잊지 마시고, 항상 여러분의 하는 일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지, 여러분의 활동이 사회에 필요한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것도 너무 늦지 않게 힘차게 전진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正道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란 것도 늘 유념하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동원 가족 여러분!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이다 하는 새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친 바람이 불어도 동원 가족 여러분이 가진 잠재력과 협동정신이 발휘되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동원 가족 여러분!
더욱 힘차고 신속하게 그리고 正道로, 여러분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더 찬란한 동원의 새 역사를 써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꿈이 자라는 생활 터전을 만들어주시고 국가 사회에도 공헌하십시오.
동원 가족 여러분의 무한한 건투와 행운을 비는 바입니다.
2019년 4월 16일
회장 김 재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