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옥상화가
김미경
동원그룹 Challenge Story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길을 잃는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어디로 가야 하나’
나에게 들려오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오롯이 나를 마주할 때만이 가던 길을 갈 수 있다.
“진짜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마음의 소리를 듣고
27년 기자 생활 끝 54살 나이에
화가로 전직한 김미경 작가를 만났다.
김미경
Kim Mi kyung
<그림 속에 너를 숨겨놓았다> 저자
前 국어 선생님
前 여성 운동가
前 한겨레신문 기자
現 춤추는 서촌 옥상 화가
마음이 원하는 대로
지금도 도전 중인
그녀의 이름들이다.
문학소녀의 인생 첫 도전
사회 문제를 삶의 문제로
“나는 혼자 조용히 책 읽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수줍은 아이였습니다.”
어릴 적 문학소녀였던 그녀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선생님이 되었다.
하지만 사회 문제에 처음 눈을 뜬 이후로
그녀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도전한다.
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일에 힘 쏟았다.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한 이후
한겨레신문 여성 담당 기자가 되었다.
그녀에겐 ‘씩씩한’사회적 자아가 자리 잡았다.
어릴 적 그녀의 ‘수줍은’ 개인적 자아는 깊숙이 숨겨진 채로.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뉴욕에서의 어떤 날
그러던 중 그녀를 완전히 뒤엎는 일이 일어났다.
한겨레에서 여성 잡지 <허스토리>를 창간했다가 호응을 얻지 못하고 큰 손실을 보면서
잡지를 폐간하고 사표까지 쓰게 된 김미경 작가는
아빠를 따라 미국에 간 딸에게 가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뉴욕에 갔다.
2005년 뉴욕으로 떠난 그녀는 대화도 잘 통하지 않고, 명확한 사회적 역할 없이
뉴욕한국문화원에서 리셉셔니스트로 일했다.
뉴욕은 한국에서 기자를 하던 그녀를 알아주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다.
뉴욕에서 그녀는 심한 박탈감에 휩싸였다.
‘나의 존엄성을 지켜주던 껍데기가 사라진 지금
나는 존엄한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동안 사회적 자아에 억눌려있던
개인적 자아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자아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27년 기자 생활을 해온 그녀는
쉰네 살이 되던 해 전업 화가를 선언했다.
뉴욕 생활은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데 자양분의 역할을 했다.
뉴욕 현대미술관과 첼시 갤러리를 드나들다 보니
명작들이 그녀 마음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제 개인적 자아가 '그림'이라는 모습을 하고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오랜 세월을 월급쟁이로 살아와서
월급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림만 그리며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가난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죠.
내 도전의 힘은
내 문제 앞에 솔직해지는 것
김미경 작가는 지금까지 세 번의 전시에서 작품 200여 점을 완판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그 뒤엔 하루에 무려 10시간씩 그림에 몰두,
한 작품에 많게는 100시간 이상씩 그린 그녀의 열정과 노력이 뒷받침했다.
처음부터 소질이 있어서 그림을 잘 그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서 자꾸 그렸다.
그녀에게 소질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지 그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춘들이여 진짜
좋아하는 것에 도전하라
주어진 대로 잘 먹고 잘사는 게 ‘생존’이라면,
왜 사는지, 무엇으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는 것은 실존이다.
생존이 아닌, 실존을 위해
계속해 도전해온 김미경 작가는
청춘들에게 말한다.
마음이 원하는 것을 찾고,
깨닫고, 일치시키면서 살아온 그녀에게
그림은 인생 궁극의 목적이 아니다.
뒤늦게라도 내가 원하는 것이
그림임을 알았는데,
나중에 춤이 더 좋아서
무용가로 살 수도 있잖아요.이런 식의 도전이 찾아올 때마다
저는 솔직해질 것입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억압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에겐 두려움이 없다.
그저 마음이 원하는 대로 따라 살면 되니까.
그녀는 실패가 두려운 이들에게 말한다.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에 솔직해지세요.
그리고 도전하세요!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에 솔직해지세요.
그리고 도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