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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힙’해진 이유
최첨단과 만나 탄생한 농업테크(AgriTech)

영화 <어벤저스> 최고의 빌런(악당) 타노스는 한정된 자원을 이유로 인류의 반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의 눈앞에 ‘농업테크(AgriTech)’가 펼쳐졌다면 그 비뚫어진 신념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지구촌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주요 키워드인 ‘농업의 진화’는 최첨단 기술로 현실화되고 있다. 계절과 기상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작물을 재배하고 먹을 수 있는 ‘농업테크’는 어디까지 왔을까? 글. 김영은 칼럼니스트



인류의 숙제가 된 농업의 진화

2014년 당시 세계은행 총재는 “10년 안에 물과 식량을 둘러싼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인구의 증가와 걷잡을 수 없는 기후 변화만이 농업테크 발전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영국의 한 시장조사업체 ‘인포마’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물의 1/3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무려 13억 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점차 심각해지는 식량 문제는 농업의 진화에 대한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차세대 미래 먹거리 '농업테크'

최근 3~4년간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전문가의 입에 오르내린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정보통신기술 (ICT)의 융합으로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학•통신•의료에 이어 농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곧 무용지물이 될 것처럼 이야기했던 농업이 다시금 ‘힙’해진 것이다.
농업은 한때 온 집안 식구를 먹여 살리는 중요 산업이었다. 하지만 농경지와 인력이 감소하는 농경사회의 축소와 해외 농작물의 수입 등은 농업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들었고, 지방 소멸위기와 더불어 점차 먹거리 문제까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과학과 융합된 농업테크는 차세대 IT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고 있다.



빅데이터를 접목해 새롭게 태어난 농업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겨나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여 사람들의 행동은 물론 위치정보와 심지어 SNS를 통한 생각과 의견까지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이 농업과 만났다. 농업테크에 접목된 빅데이터는 농작물 재배 시설의 온도•습도•햇볕•토양 등을 측정 및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드론이나 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술이 도입되어 보다 원활하고 정확한 정보로 신선한 농산물을 재배 및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기술로 이루어진 정밀농업은 1980년대 중반부터 등장해 연구를 거듭해왔으며 비로소 클라우드•빅데이터•인공지능과 같은 기술과 만나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팜으로 발전했다.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는 네덜란드의 유리온실 시스템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는 네덜란드의 유리온실 시스템

그중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는 네덜란드다. 재배 시설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을 측정 분석해 스마트폰으로 제어장치를 구동하고 생육에 필요한 상태로 환경을 조성한다. 네덜란드는 이 분야를 활용해 하루에 호접란은 3만 개 정도 출하하는 7헥타르(축구 운동장 8개 크기) 규모의 유리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으로 농장을 관리하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직원 수는 30명 정도로 적은 편이다.



최적의 환경에서 신선함을 길러내는 식물공장

스마트팜의 한 모델로 식물공장을 들 수 있다. 식물공장이란 컨테이너 등 공간 제약 없이 실내에서 태양광, LED를 광원으로 삼아 식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영화 <마션>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자료로 최적의 온도, 습도를 제공해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며 이는 안전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고, 재해로부터 자유롭다.


알래스카 라이프의 식물공장 운영 영상

중국계 스타트업인 알래스카 라이프는 식물공장을 운영하며 도시형 농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디서나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시형 농장 사업의 핵심이다. 일체화된 컨테이너형 식물 성장 시스템을 도입해 일주일에 2시간 정도 할애하면 최대치로 채소를 생산해낸다.


수직 농장 업체인 '에어로팜'
에어로팜의 원리
① LED 작물재배등: 햇볕 대신 층마다 LED 설치
② 잎채소: 생산량과 가격 등 경제성이 가장 높음
③ 양분 함유한 물안개: 빈 공간에 뿌리를 내리게 한 후, 양분 배합한 물안개 뿌림
④ 작물 고정하는 천: 작물을 고정시키고 뿌리와 경계를 나누는 역할
⑤ 영양 공급실: 양분 함융한 물안개를 뿌리에 공급하도록 만든 공간

지난 5년간 미국 등 농업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첨단농업 분야 벤처투자 금액은 자그마치 120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수직농장 업체인 ‘에어로팜’을 중심으로 도심의 고층 수직농장이 성장하고 있다. 버려진 건물과 공장 등을 활용하여 식물 공장을 만들고, 수경 재배 대신 물 안개를 뿌려 식물을 성장시킨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미국은 연 1천 톤의 채소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6년부터 신규 취업농을 대상으로 숙련된 농업인의 기술을 빠르게 익힐 수 있도록 돕는 ‘AI 활용 농업학습지원시스텝’을 보급하고 있다. 이미 숙련된 농업인들의 시선, 행동 등을 카메라로 촬영하여 수집한 빅데이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태블릿PC로 학습할 수 있다. 매년 1억엔(한화 약 10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지만, 이를 통해 젊은 농업인들의 귀농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는 가속화되고 있는 일본 농촌의 고령화 대책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한민국에 부는 스마트팜 바람

통계청의 2018년도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 비해 농가는 2만 5천 가구, 농가인구는 7만 4천 명이 감소했다. 전체 농가인구 역시 65살 이상의 고령 인구 비율이 42.5%로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청년들의 농촌 유입을 독려하고, 수출산업으로서 농업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농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도입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ICT 기반의 선진 농업을 국가의 8대 핵심 선도 사업 중 하나로 정했다. 스마트팜 도입은 일부 농가에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이동통신사와의 활발한 협약을 이루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힘입어 KT도 농림축산부와 함께 전남 신안군을 비롯해 전국 농촌 10개 지역에 스마트팜 실습교육장과 현장지원센터를 개설하는 등 농업 테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16.4.20일) '15.11월 서울대 연구발표자료' 인용

GiGA 스마트팜: 지난 2016년, KT는 GiGA 스마트팜 서비스를 출시했다. 센서가 달린 사물인터넷(IoT)기기를 통해 재배시설의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토양 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제어장치를 구동해 최적의 작물 재배환경을 구현하는 솔루션이다. 온실통합관제 시스템에서는 장애가 발생했을 때 SMS 발송, 출동 및 A/S 처리로 운용의 효율화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재배 서포트는 시스템을 통해 온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 분석해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


동원 ‘청미채’: 동원에서는 1급 청정수와 최첨단 스마트팜에서 최적의 환경으로 키운 무농약, 수경재배 전문브랜드 더반찬 청미채를 오픈했다. 365일 최적의 성장조건을 갖춘 스마트팜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농업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국내 스마트팜 시장이지만, 보편적으로 확산되면 고령화된 농가에서도 최소의 노동과 최적의 사용으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스파트팜 우수사례와 다양한 정책은 스마트팜코리아(www.smartfarmkorea.net)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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