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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오르기까지
역사 속, 참치의 여정

참치는 영어로 튜나(Tuna) 또는 닭고기와 비슷한 맛이라 해서 시치킨(Sea chicken)이라고도 한다. 다랑어와 새치 종류의 총칭인 참치는 대형 어류로 맛과 영양이 매우 좋기에 인기도 높다. 큰 것은 크기 3m에 무게 300kg 이상 나간다. 세계 어획고가 약 30만 톤인데 이중 우리 원양어선이 차지하는 양은 10만 톤에 가까우며, 어획 기술도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맛있는 생선회로, 간편한 통조림으로 즐기고 있는 식탁 위의 참치. 우리와 함께 해왔던 시간들을 살펴보자. 박태순 음식칼럼니스트





언제부터 우리는 참치를 즐기게 되었을까?

영어명 ‘Tuna’는 고대 그리스어 Thunnus에서 파생한 것으로 본다. 동티모르에서 4만 2000년 전의 참치 뼈가 고대 유적에서 출토되었는데, 물고기 뼈 유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기에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참치를 사랑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큰 몸집에 영양까지 풍부했으니 맛과 함께 생존에도 아주 중요한 식재료였을 것이다.


약 2세기경 만들어진 로마시대의 참치 염장 공장 (장소: 이탈리아의 바엘로 클라우디아)

참치를 가장 즐겼던 민족을 꼽으라면 고대 로마인들이다. 로마 어부들은 지중해로 배를 타고나가 참치를 작살로 잡았으며, 그 기술이 발전해 인류 최초의 고래잡이도 가능했다. 참치는 수 백 곳에 이르던 생선 가공소에서 염장 작업을 거쳐 제국 전역으로 전해지며 로마인들의 밥상을 풍성하게 해줬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 유적에서는 참치로 소스를 만들어 먹은 흔적도 나왔다. 한마디로 로마는 ‘참치의 제국’이었던 셈이다.




동서고금이 사랑한 참치

지중해 전역은 예부터 참치잡이가 흔했고, 여러 섬에서는 산란을 목적으로 회유하는 참치들을 잡기위해 길목을 지키던 전통적 어로 행위가 전해졌다. 그들은 크고 좋은 참치를 부위별로 해체했는데, 특이사항은 정력에 좋다고 믿어 수컷의 성기를 소금에 절였다 말려 먹는 요리가 있었다는 점이다.

로마제국 후예인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참치를 즐겼는데, 그들이 식민지 개척을 위해 진출했던 동남아시아와 인도양, 남태평양, 대서양은 최대 참치잡이 지역이 되어 지금도 세계 각국의 원양어선이 모여들고 있다.


참치 오믈렛
참치 스테이크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참치는 고급 생선으로 대접받았다. 19세기 파리의 미식가들은 참치 오믈렛으로 아침을 열고 참치 스테이크로 하루를 마감했다.

하지만, 부패가 쉬운 특성 탓에 소금 절임을 하거나 신선한 것은 값 비싸게 거래되었다. 일반인도 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다. 1970년대 후반, 수산가공이 발전한 노르웨이에서 참치캔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캔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유리병에 담아 유통이 됐었다. 현재 통조림 참치의 최대 소비국은 미국으로 52 %를 샌드위치에 사용하고 있다.

참치회의 최대 소비처는 일본이지만 그렇게 된 것은 태평양전쟁 이후 부터다. 참치는 빨리 상해서 ‘고양이도 건너뛰는(猫跨ぎ) 생선’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생선이었는데, 냉장기술이 발달하며 먹을 만한 횟감이 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서 생선 지방을 좋아하는 일본인은 기름기 넘쳐나는 참치 뱃살을 횟감 중 최고로 여기기 시작했다.


요식업체 '스시 잔마이'의 기무라 기요시(木村淸) 대표가 역대 최고가 3억 3,360만엔으로 낙찰 받은 참치 옆에서 팔을 벌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새해 첫 음식으로 참치가 행운을 부른다는 속설이 있다. 2019년도 도요스(豊洲) 시장에서 1월 5일에 열린 첫 경매에서 278kg짜리 참치가 3억 3,360만 엔(약 35억 원)에 낙찰된 것이 최고가 기록이다. kg당 120만 엔인 셈이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 낙찰 받는 건 식당 홍보 효과가 컸다.
일본에서 참치는 마구로(まぐろ), 통조림 참치는 영어 튜나의 일본식 발음인 츠나(ツナ)라고 부른다. 참치 통조림 문화가 미국에서 들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오른 참치

우리 역사 속에서 참치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부산의 태종대 영도 해안에 위치한 동삼동 패총 유물발굴터다. 이곳에서 참치뼈가 발굴된 것. 이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참치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의 참치 잡이 역사는 1957년 원양어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최초의 참치 어선 지남호가 인도양 니코발아일랜드 해역에서 잡은 참치를 가져왔고, 이 중 하나(청새치)를 받아 본 이승만 대통령이 크게 기뻐하며 당시 서울에 거주하던 외교사절들에게 나눠 선물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동아일보 1939년 7월 27일자 기사 (출처: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그때 이승만 대통령이 ‘이게 진짜 생선 중의 생선이다’하며 이름을 참치로 불렀다해서 참치란 명칭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흔히 떠도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이미 '참치'와 '다랑어'라는 용어가 현재와 동일하게 쓰였음이 신문기사(동아일보 34년 5월 6일자 및 39년 7월 27일자)로 밝혀졌다.

북한 국어사전 '조선말대사전'에도 '참치'가 나오지만, 모양과 크기가 다른 이면수과의 생선이다. 북한에서는 잡히지도 않고, 수입도 하지 않다 보니 이름이 없는 게 당연하다. 생전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선회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중 참치 뱃살을 특히 즐겼다고 한다. 그럼 참치가 아닌 뭐라고 불렀을까? 일본어 ‘마구로 오도로’가 그의 식단표에 적혀 있다.


국내 최초 참치캔 88서울올림픽 공식지정 참치캔

1970년대 서양에서 등장한 참치캔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것은 1982년이다. 당시 국내 시장에는 꽁치 통조림 정도가 출시되어 있던 상황이었고, 참치라는 생선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던 때였다. 참치는 원양어업을 통해서만 잡을 수 있는 어종인 동시에 빠른 부패로 인해 높은 수준의 냉동처리 기술을 갖춰야 유통이 가능한 생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참치는 곧 국가의 부, 국력과도 연결된 수산물이었다.

이런 속에서 동원산업은 1982년 11월, 참치 통조림을 국내시장에 최초로 출시했다. 이로써 참치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이다. 1990년대에 이르러 편의식품으로 자리잡은 참치캔은 우리가 쉽게 접하던 도시락 반찬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게 됐다.


김밥, 샌드위치, 회로 다양하게 즐기게 된 참치

현재 참다랑어는 지나친 어획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며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어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양식 연구가 한창이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반 횟집이나 통조림의 참치는 가다랑어, 황다랑어, 날개다랑어와 같은 다른 종류이니 아직은 우리 밥상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맛있고 영양 많은 참치김밥과 참치샌드위치, 참치회를 저렴하게 계속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이어트는 물론 단백질을 섭취하는데도 좋아, 참치를 다양한 채소와 함께 곁들여 샐러드로도 즐긴다. 최근에는 조금 더 부드러운 맛을 가미하기 위해 참치 샐러드에 아보카도를 첨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 식탁에 참치가 올라온 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이젠 뗄 수 없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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