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 바리스타
동원그룹 Challenge Story
자신의 커피에 대한 자신감은, 귀에 박히는 또렷한 설명과 당당한 목소리로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대회장을 장악했다.
올해 4월 보스턴에서 열린 2019 WBC의 주인공,
작지만 용감한 다윗을 닮은 그를 만났다.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1위
전주연 바리스타
부산여자대학 호텔관광계열 바리스타학과 겸임교수
2009년 부산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
2011년 세계바리스타 챔피언십 본선 진출
2011년 미국 Coffee Quality Institute Q - grader 달성
2013년 WCCK(World Coffee Championship of Korea) KNBC 2위
2014년 WCCK(World Coffee Championship of Korea) KNBC 2위
2015년 WCCK(World Coffee Championship of Korea) KNBC 3위
2018년 WCCK(World Coffee Championship of Korea) 챔피언
2019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한국인 최초 우승
파트타임에서 직업으로!
바리스타에 눈 뜨다
대학에 가서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부전공으로 유아교육을 이수했다.
풋풋한 스무 살, 대학생의 로망이었던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부산 모모스커피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 관련 일도 해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과연 즐거운가?’
‘성취감이 있는가’
‘이 일로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졌죠.
꿈과 현실의 간극을 느끼게 됐어요.
그때 모모스커피 대표님이 WBC(World Barista Championship) 을 보여주셨는데,
전율이 흘렀어요.
만들었다.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자신의 커피를 소개하는
세계 각국의 바리스타들의 모습은 동기부여에 불을
지폈다. 바리스타로서 WBC 무대에 반드시 서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파트타임 정도의 일로 여겨졌어요.
직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이다 보니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저를 향해
우려와 반대가 뒤섞여 날아왔죠.
하지만 내가 좋아서
잘할 수 있는 일이란 확신이 있었어요.
주변의 시선보다는
내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제 자신만의 행복에 집중했죠.
호기심 많던 소녀,
세계 무대에 서다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커서 질문이 많은 편이었다고 한다.
별것 아닌 것도 한 번 궁금하면 반드시 해답을 찾아야 했다.
WBC란 목표가 설정된 만큼 끝까지 달릴 일만 남은 그는
2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WBC에 출전하기 위해 국내 대회를 모두 석권해야 했다.
세계적인 대회인 만큼 참가 자격을 얻는데 까지만 해도 시간이 걸렸다.
‘바리스타라면 저 자리에 반드시 서야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죠.
9년 간 한 번도 쉬지 않고 꿈꿨어요.
그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 원두가 가진 최상의 향과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또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갔다.
국내 대학의 식품공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과 교수 모두에게 이메일과 전화 연락을 한 것.
국가대표란 마음가짐으로 WBC 대회 참가를 준비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는 전주연 바리스타는
식품공학과 교수와 함께 커피의 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준비한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들었어요.
열흘간 PPT 작업을 진행했죠.
그리고 한달 동안 반복되는 스피치 훈련에 들어갔어요.
행운의 의미로 77번의 스피치를 마치자 저만의 루틴이 생겼어요.
ARE YOU CRAZY?
모 아니면 도!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선수와 심사위원 사이에 2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테이블을 과감히 의자로 사용한 것이다.
테이블의 높이를 낮춰 심사위원을 그 위에 앉혔다.
나란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좀 더 친밀감이 느껴졌죠.
그래서 심사위원을 테이블 위에 앉혔어요.
대회 리허설 때까지만 해도 스텝들이 저에게 ‘CRAZY’라고 했죠.
2019 WBC 참가자 중 제가 심사위원가 가장 가깝게 소통한 선수였어요.
한층 친근한 분위기에서 저의 커피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우승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전주연 바리스타.
정신없이 축하를 받던 그는 전광판을 봤을 때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주연’이란 이름과 ‘South Korea’가 나란히 빛나고 있었던 것.
한국을 대표하는 동시에, 좋은 커피를 시장에 알리는
열정적 바리스타로서 한 단계 발돋움한 순간이다.
아직은!
꿈에 대한 채워지지 않은 갈증
‘우승’이란 보상을 받은 그에게 ‘번아웃 증후군’같은
허탈감은 없을까.
우승이 아닌 대회 참가 자체가 목표였던 그는 이미 2018
년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첫 번째 꿈을 이룬 상태였다.
2019년 보스턴으로 향하기 전, 전주연 바리스타는 좀 더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미래를 그려봤다.
바리스타가 스페셜티에 대한 가치를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했을 때 고객들은 스페셜티의 높은 가격대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거예요.
고객은 좋은 커피를 제 값에 마시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다시 소비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커피를 생산하는 소규모 농가도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좋은 원두를 생산할 수 있어요.
고객은 다양한 커피를, 농가는 지속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중심에 바리스타가 있습니다.
맛있게
즐기는 법
원두는 이름이 긴 걸로 초이스! 원두 종류가 많아 선택이 어렵다면 이름이 가장 긴 걸로 선택하세요. 이 커피가 나고 자란 곳이 어느 나라의 어떤 농가인지, 누가 농사를 지은 건지를 자세히 적어 둔 게 바로 이름이거든요. 상세히 적은 만큼 커피에 대한 프라이드도 강하다는 뜻이에요.
신맛이 나야만 맛있는 커피? 가장 맛있게 커피를 즐기는 방법은 내 입맛에 맞는 거를 찾는 거예요. 스스로 어떤 맛을 즐기는지 찾아보세요. 스페셜티를 즐기고 싶다면 마시기 전, ‘향’에 집중해 보기를 권해요. 향을 구분하기 시작하면 커피를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될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하기에 앞서 ‘이게 맞을까’를 되뇔 때 그는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좋아하는 것을 실천하고, 노력을 더한다면 ‘무한한 성장’은 저절로 따라오는 수순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