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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청춘! 수많은 물음 속에서 항해를 시작했다.
김승주 2등 항해사

바다 위 청춘
수많은 물음 속에서
항해를 시작했다

동원그룹 Challenge Story

27,799톤의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며 수천번의 파도를 넘었을 27세의 청춘.
망망대해를 마주할 때마다 자신에게 던진 무수한 질문들은 김승주 항해사를 단단하게 성장시켰다.
3년여 동안 동고동락한 바다의 깊이와 담대함을 닮은 그와 스칠 때마다, 푸름으로 넘실대는 행복이 철썩 댔다.

김승주 2등 항해사

한국해양대학교 해사수송과학부 졸업
現) 컨테이너선 항해사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의 저자
‘꿈꾸는 항해사’ 유튜브 운영

EPISODE 1

제2의 엄마,
바다 곁에서 어른이 됐다

들뜨고 성급한 것 또한 20대만의 특권일 텐데 27세 김승주 항해사는 철이 일찍 들었다.
3만톤가량의 거대한 컨테이너선을 운항하기 위해 한번 배에 오르면 꼬박 6개월을 보내야 하는 항해사.
눈 뜨고 마주하는 것은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였다.
육지에서는 당연히 누렸던 일들이 바다 위에서는
불가항력이었죠.
와이파이가 없어서 친구들과 SNS하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요.
자주 연락할 수 없다 보니 사람들에게서
‘내 존재가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란 두려움이
들기도 했어요.
고독한 순간마다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됐죠.
김승주 항해사에게는 바다에서의 시간과 육지에서의 시간이 다르게 존재했다.
오랫동안 바다에 있으면 육지에서 있었던 자신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 같아 두려웠던 그.
모든 것은 빠르게 변해가는데 자신의 속도만 더딘 듯해 조바심이 나기도 했단다.
그 불안 끝에서 김승주 항해사가 마주한 것은 책이다.
시대를 초월해도 변하지 않는 ‘사람의 감성’,
그것을 담아낸 ‘책’으로부터 자신에게 퍼부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
한권 한권이 김승주 항해사에게 위로이자 멘토가 되어줬다.
책을 덮고 나면 또 다른 길라잡이, 바다가 말을 걸어왔다.
바다는 배를 흔들기는 하지만 가로막지는 않아요.
항해를 하면서 깨달았죠.
파도나 거대한 암초와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가도 되고, 왼쪽으로 가도 돼요.
때론 속도를 늦춰도 되죠.
정답은 하나가 아니었어요.
선택한 것이 곧 답이 되고 또 다른 길을 여는 열쇠가 되더라고요.
EPISODE 2

희귀한 여성 항해사?
특출난 행복 전도사!

컨테이너선에 화물을 실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나르는 게
김승주 항해사의 미션이다.
3교대로 배를 조종하고,
당직 후에는 안전 및 소화 장비 등을 체크한다.
입출항 때는 선미(船尾)에서 로프를 내어주는데
줄의 두께만 지름 15cm가 넘는다.
제가 소속된 회사의 여성 항해사는 500명 중 3명 정도예요.
지금 타는 배에 18명이 승선하는데 그 중 여성은 저 혼자죠.
하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항해사로서 힘든 점은 없어요.
물론 배의 특성상 설비들이 무겁긴 하지만,
사전에 철저히 공구를 준비하면 해결하지 못할 건 없어요.
다만 여성 항해사가 많지 않은 만큼 이 길을 지원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좋은 부표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어요.
남자들로 가득한 공간에서 김승주 항해사를 지칭하는 표현은 ‘여성’이 아니다.
에너지 넘치는 ‘행복 전도사’가 그의 진정한 타이틀이다.
동료의 생일조차 쉬이 넘어가지 않는 긍정 파워 덕분에 단조롭던 배 위의 일상은 종종 웃음을 피워낸다.
남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 그것이 김승주 항해사가 찾은 궁극의 ‘슬럼프 극복법’이다.
EPISODE 3

드디어 발견한 ‘행복의 열쇠’

생일 축하 파티 하나에 시크했던 동료가 환하게 미소를 짓는데 그날 밤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나의 노력으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뛰었거든요.
전하고 싶어 졌어요. 저의 밝은 에너지를요.
항해사의 일상을 솔직하게 써내려 간 에세이를 출간하고
배 위의 생활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며,
그는 동료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저하기도 했다.
자신의 활동이 자칫 항해사 전체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세상을 향해 던진 진심은 고스란히 응원과 격려가 되어 돌아왔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 시(詩)도 써보고 있어요.
힘들 때 저를 토닥토닥해줬던 ‘시’를 쓰면서
창작의 기쁨도 느끼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어요.
그것 자체가 제 스스로에게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6개월의 항해 끝에 한달 반 주어지는 달콤한 휴가를 맞을 때마다
김승주 항해사는 삶의 사소함이 가진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다.
친구와 영화를 보고, 가족과 밥 한 끼를 먹으며 얼굴을 마주하는,
당연한 일상의 행복을 그는 알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그러한 마음을 나누고자 행복전도사를 자처한 모양이다.
바다에서 4일을 보내야만 육지에서의 1일을 얻을 수 있어요.
그래서 단 하루도 허투루 쓸 수가 없더라고요.
값진 시간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야 하니까요.
주저하고 후회할 시간이 없어요.
김승주 항해사에게 원대하고 거창한 꿈은 없다.
아직은 어떤 파도가 닥칠지 모르는 만큼 오직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이고 계획이다.
탐험가의 기질을 타고난 그는 다시금 바다의 품에서 항해를 계속할 것이고,
마음이 속삭이는 얘기에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항로를 만들어 갈 참이다.
도전은 ‘성장을 위한 선물’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모르는 세계로 발을 디딘 순간,
누구나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지만 지금껏 우리 모두는 이겨내 왔잖아요.
그리고 그 끝에서 항상 성장했어요.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해보세요.
지금 그 선택이 새로운 길을 또 열어줄 거예요.